헤어지고 나서 밤에 잠이 안 와요
낮에는 버티는데 불만 끄면 생각이 몰려와 새벽까지 깨어 있다면, 잠을 억지로 청하기보다 저녁부터 누운 뒤까지 할 일을 정해 두는 게 밤을 짧게 만들어요.

회사에서는 멀쩡히 일하고 친구 앞에서는 웃기까지 했는데, 집에 와서 불을 끄는 순간 헤어지던 날 그 사람과 나눈 대화가 처음부터 다시 재생돼요. 시계를 보면 두 시, 다시 보면 네 시. 이별 뒤에 밤이 제일 힘든 건 흔한 일이고, 내가 유난히 약해서가 아니에요. 잠을 억지로 청하기보다 잠들기 전 시간과 깨어 있을 때 할 일을 미리 정해 두면 그 밤이 조금씩 짧아져요.
잠은 저녁부터 정해져요
밤에 못 자면 낮에 버티려고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졸고, 주말에는 낮잠을 길게 자게 되죠. 그러면 밤에 또 잠이 안 오고, 다음 날 커피를 더 마시는 식으로 돌아가요. 이 고리를 끊으려면 밤이 아니라 낮과 저녁부터 손봐야 해요.
커피나 에너지 음료는 오후 이른 시간까지만 마시고, 낮잠은 졸려도 짧게 끊으세요.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도 줄이는 게 좋아요. 잠드는 시간을 맞추는 것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비슷하게 맞추는 게 쉽고, 그게 먼저 잡히면 잠드는 시간도 따라와요.
자기 전 한 시간은 매일 같은 순서로 보내 보세요. 씻고, 방 불을 하나 끄고 작은 조명만 켜 두고, 내일 입을 옷을 꺼내 놓는 식으로요. 별것 아닌 순서라도 며칠 반복하면 몸이 그걸 잘 시간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요. 퇴근하고 바로 씻지 않고 소파에서 휴대폰을 보다가 자정을 넘기는 날이 많다면 이 순서부터 잡아 보세요.
술로 잠들고 싶어질 때
혼자 맥주 한두 캔을 마시면 금방 잠이 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술기운에 든 잠은 새벽에 자주 깨고, 깼을 때 기분이 더 가라앉아요. 취한 김에 상대에게 연락했다가 다음 날 후회하는 일도 흔하고요. 매일 밤 술이 있어야 잠이 온다면 잠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하나 더 만드는 거라, 처음부터 그 습관은 들이지 마세요.
휴대폰은 침대 밖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면 처음엔 영상 몇 개만 볼 생각이었다가 어느새 그 사람 프로필을 열고 있어요. 밤에는 판단이 흐려져서 낮이라면 안 했을 일을 하게 돼요. 새벽에 보낸 메시지가 대부분 후회로 끝나는 것도 그래서예요.
제일 확실한 방법은 휴대폰을 손이 안 닿는 곳에 두는 거예요. 충전기를 책상이나 방문 옆으로 옮기고, 알람이 걱정되면 작은 탁상시계를 하나 쓰세요. 처음 며칠은 손이 허전하고 불안할 수 있어요. 그래도 휴대폰이 멀리 있으면 누운 채로 그 사람 소식을 찾아볼 방법 자체가 없어져요. 정 불안하면 방해 금지 모드를 켜고 가족이나 친한 친구 몇 명만 연락이 오게 설정해 두세요.
새벽에 연락하고 싶어질 때
잠이 안 오는 새벽은 그 사람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커지는 시간이에요. "자?" 한 글자만 보내 볼까 싶고, 답이 오면 잠이 올 것 같죠. 그럴 때는 휴대폰 대신 침대 옆 종이에 보내고 싶은 말을 그대로 적어 두세요. 아침에 읽어 봐도 보내고 싶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아요. 그런 새벽이 며칠씩 이어진다면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다루는 법도 한번 읽어 보세요.
생각이 몰려올 때는 종이에
불을 끄면 "그때 그 말을 하지 말걸",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 "내일 회사에서 어떻게 버티지" 같은 생각이 한꺼번에 몰려와요. 머릿속에서만 돌리면 같은 생각이 열 번, 스무 번 되풀이돼요.
침대 옆에 종이와 펜을 두고, 생각이 몰려오면 불을 켜고 떠오르는 대로 적으세요. 문장이 안 돼도, 같은 말을 여러 번 써도 괜찮아요. 다 적었다 싶으면 종이를 덮고 "이건 내일 낮에 다시 볼게" 하고 말한 뒤 불을 끄는 거예요.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잠깐 밖에 내려놓는 거라서, 머리가 붙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요. 다음 날 낮에 다시 읽어 보면 밤에는 무겁던 문장이 생각보다 별것 아닌 경우가 많아요.
이십 분이 지나도 안 오면
누워서 억지로 눈을 감고 있으면 잠이 안 온다는 사실 때문에 더 초조해져요. 대충 이십 분쯤 지났는데도 정신이 말똥하다면 차라리 일어나세요. 시계를 자꾸 보면 더 조급해지니 시간은 느낌으로 대충 재면 돼요.
일어나서는 거실이나 다른 자리로 옮겨 조명을 어둡게 하고 지루한 일을 해요. 빨래 개기, 종이책 몇 장 넘기기,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같은 거요. 휴대폰이나 텔레비전처럼 밝은 화면은 피하고, 그 사람과 관련된 것도 피하세요. 졸음이 오면 그때 다시 침대로 가요. 처음엔 하룻밤에 몇 번씩 왔다 갔다 해야 할 수도 있지만, 며칠 지나면 침대는 졸릴 때 가는 곳이라는 게 몸에 익어요.
새벽에 깼을 때와 다음 날
잠은 들었는데 새벽에 눈이 떠지는 날도 있어요. 깨자마자 그 사람이 떠오르고 다시 잠들 수 없을 것 같죠. 이때도 방법은 같아요. 휴대폰을 찾지 말고, 잠깐 누운 채로 숨을 천천히 쉬어 보다가 안 되면 일어나서 조용한 일을 하세요. 새벽에 떠오르는 생각은 대개 실제보다 훨씬 어둡다는 것만 알고 있어도 덜 휘말려요.
같이 살던 집이거나 그 사람이 자주 자고 가던 방이라면 침대 자체가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해요. 옆자리가 비어 있다는 게 누울 때마다 느껴지죠. 이럴 때는 이불이나 베개 커버를 새것으로 바꾸거나, 침대 방향을 돌리거나, 늘 눕던 쪽 반대편에서 자 보세요. 작은 변화지만 같은 자리에서 같은 기억을 되풀이하는 걸 조금은 끊어 줘요.
잠을 설친 다음 날은 일정을 조금 줄이세요. 피곤하다고 낮잠을 길게 자기보다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 햇빛을 받으며 걷는 쪽이 그날 밤 잠에 더 나아요. 못 잔 걸 만회하려고 저녁 일찍 눕는 것도 잠은 안 오고 누워 있는 시간만 길어지기 쉬워요. 잠 말고도 무너진 하루 전체를 다시 세우는 순서가 궁금하다면 이별 후 마음을 회복하는 순서를 같이 보세요.
몇 주째 이어진다면
헤어지고 한두 주 정도 잠을 설치는 건 흔해요. 그런데 몇 주가 지나도 거의 매일 새벽까지 못 자고, 그 때문에 일이나 수업에 지장이 생기고, 낮에도 멍하고 기운이 없다면 혼자 버틸 단계는 지났어요. 가까운 병원이나 상담센터에 가서 "헤어지고 나서 잠을 못 자요"라고 그대로 말하면 돼요. 이별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털어놓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고, 그런 이유로 찾아가는 사람도 흔해요.
오늘 밤도 쉽게 잠들지 못할 수 있어요. 그래도 휴대폰을 침대 밖에 두고 누웠다면 어젯밤과는 조금 다른 밤을 보내고 있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