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친구들이 나를 별로 안 좋아해요
애인 친구들 모임에서 나만 겉도는 것 같다면 먼저 그 느낌이 맞는지부터 봐요. 애인에게는 장면으로 말하고, 억지로 친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돼요.

애인 친구들 모임에 따라갔는데 다들 웃는 대목에서 나만 무슨 얘긴지 몰라 따라 웃은 적 있죠. 내가 말을 꺼내면 대답이 짧게 끊기고, 한 친구는 유독 나랑 눈을 안 마주치고요. 집에 오는 길 내내 내가 뭘 잘못했나 되감게 돼요. 그 느낌이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먼저 확인해 보고, 애인에게는 그날 장면으로 말하면 돼요. 억지로 친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고요.
정말 나를 싫어하는 걸까
오래된 친구 무리일수록 새로 온 사람이 겉돌기 쉬워요. 십 년 넘게 쌓인 농담과 별명이 있고, 이름만 대도 다 아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 자리에서 내가 못 끼는 건 나를 밀어내서라기보다 그들끼리 너무 익숙해서인 경우가 많아요. 낯을 많이 가리는 친구는 처음 보는 사람 누구에게나 말이 짧기도 하고요. 모르는 얘기가 나오면 "그게 무슨 얘기예요?" 하고 웃으며 물어보세요. 오래된 무리는 옛날 얘기를 설명해 줄 기회를 반기는 경우가 많아서, 그 한마디로 대화에 들어갈 틈이 생겨요.
애인의 전 애인과 친하게 지냈던 친구라면 처음에 어색해하는 일도 있어요. 나를 싫어해서라기보다 예전 모습이 아직 익숙해서 그래요. 애인이 지난 연애에서 많이 힘들어했던 걸 지켜본 친구들은 새로 온 사람을 한동안 조심스럽게 보기도 하고요. 이런 경계는 몇 번 더 보면서 자연스럽게 풀리는 편이에요.
내 쪽도 한 번 돌아보세요. 처음 보는 무리 앞에서 긴장해서 말수가 줄었거나, 애인 옆에만 붙어 있었다면 친구들도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랐을 수 있어요. 판단은 두세 번 더 만나 본 뒤에 해도 늦지 않아요. 한 번의 모임만 보면 그날 분위기 탓일 수도 있어요.
나한테만 다르게 대한다고 느껴질 때
구분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 친구가 다른 새 얼굴에게도 그러는지 보세요. 다른 친구의 애인이나 처음 온 사람에게는 잘 웃고 말을 거는데 나한테만 짧다면 낯가림보다는 나에 대한 무언가가 있는 거예요. 내가 말할 때만 폰을 보거나, 내 말을 끊고 화제를 돌리거나, 나만 빼고 찍은 사진을 올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기분 탓으로 넘기기 어렵죠.
그 친구에게 직접 "저 싫어하세요?" 하고 묻는 건 권하지 않아요. 상대는 아니라고 할 게 뻔하고 나만 예민한 사람이 되기 쉬워요. 대신 일대일로 짧게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그 친구가 좋아하는 얘기를 물어보세요. 무리 속에서보다 둘이 있을 때 사람은 훨씬 덜 날카로워요.
그래도 계속 차갑다면 거기서 더 애쓸 필요는 없어요. 애인의 친구 모두와 친해질 수는 없고, 서로 예의를 지키는 사이면 충분해요.
애인에게는 장면으로 말하기
제일 피해야 할 말이 "네 친구들 좀 이상해"예요. 애인에게는 오래된 친구라서, 이 말을 들으면 내 서운함보다 친구를 감싸는 말이 먼저 나와요. 그러면 대화는 "걔 원래 그래"와 "그래도 이상해" 사이를 오가다 끝나요.
그날 있었던 장면과 내 기분만 말하세요. "아까 내가 회사 얘기 할 때 네 친구가 말 끊고 바로 다른 얘기로 넘어갔잖아. 그때 좀 무안했어." 판단 대신 사실을 말하면 애인도 그 장면을 떠올려 볼 수 있어요. 애인이 몰랐다고 하면 "다음에 비슷한 일 있으면 나한테 말 한 번 걸어 줘" 하고 부탁을 붙이세요.
모임에서 애인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이 달라져요. 처음 몇 번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노느라 나를 잊는 애인이 많아요. 모임에 가기 전에 "나 거기 아는 사람 너밖에 없으니까 한 번씩 챙겨 줘" 하고 미리 말해 두세요. 무리에 처음 섞이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애인 친구들을 처음 만날 때에도 적어 두었어요.
무례한 말을 들었다면
외모나 직업, 학벌을 두고 농담처럼 깎아내리거나 애인의 전 애인과 비교하는 말을 들었다면 그건 낯가림이 아니에요. 그 자리에서 정색하기 어려우면 "그건 좀 그렇네요" 하고 짧게 받고 넘어가도 돼요. 웃어 주면 다음에도 같은 말이 나와요.
집에 와서는 애인에게 내가 바라는 걸 구체적으로 말하세요. 화가 났다는 것만 말하면 애인은 뭘 해야 할지 몰라요. "그런 말 나왔을 때 네가 한마디 해 줬으면 좋겠어", "그 친구한테 따로 얘기해 줄 수 있어?"처럼요. 그 자리에서 바로 막아 주길 원하는지, 나중에 조용히 말해 주길 원하는지도 정해서 알려 주면 애인이 움직이기 쉬워요.
애인이 그 자리에서 한마디 해 줬다면 집에 와서 꼭 고맙다고 말하세요. 오래된 친구들 앞에서 애인 편을 드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드는 일이라,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다음에도 망설이지 않아요.
모임마다 같이 갈 필요는 없어요
모임이 있을 때마다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쳐요. 모임 성격에 따라 골라 가도 돼요. 생일이나 결혼식처럼 의미 있는 자리는 같이 가고, 친구들끼리 편하게 노는 자리는 애인 혼자 다녀오게 하는 식으로요. "이번엔 너희끼리 편하게 놀아" 하고 보내 주는 게 오히려 둘 다 편할 때가 있어요.
무리 전체보다 한두 명과 먼저 편해지는 것도 방법이에요. 친구들 중에 나랑 말이 통했던 사람이 있으면 애인과 셋이서 밥 먹는 자리를 만들어 보세요. 큰 모임에서 아는 얼굴이 한 명만 있어도 훨씬 덜 겉돌아요. 그 친구가 다음 모임에서 내 쪽으로 말을 걸어 주기도 하고요.
애인이 친구 편만 들 때
장면으로 말했는데도 애인이 "너 너무 예민해", "걔네가 그럴 리 없어" 하고 넘긴다면 서운한 게 당연해요. 그럴 때는 누가 맞는지 따지기보다 이렇게 말해 보세요. "누가 맞는지 따지자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자리에서 불편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애인이 친구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어요. 내 기분을 인정해 주기만 하면 돼요.
사실 애인도 입장이 쉽지는 않아요. 오래된 친구들과 나 사이에 끼어서 어느 쪽 편도 들기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연락 줄여"처럼 고르게 만드는 말보다 "그 자리에서만 내 편 들어 줘"처럼 할 수 있는 만큼을 부탁하는 쪽이 받아들여지기 쉬워요.
그런데도 무례한 말을 듣고 매번 웃어넘기고, 내가 불편하다는 걸 알면서 계속 그 모임에 데려간다면 그건 친구들 문제보다 애인과의 문제예요. 불편한 사람과 거리를 두는 방법은 모임에 불편한 사람이 있을 때도 참고해 보세요.
애인 친구들과 꼭 가까워져야 좋은 연애인 건 아니에요. 그 자리에서 애인이 내 편에 서 줄 수 있는지가 더 오래 남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