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해달라고 부탁할 때 뭐라고 말하지
소개팅을 부탁할 때는 누구에게, 어떤 말로, 조건은 몇 가지를 말할지가 고민이에요. 주선자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부탁 방법과 소개받은 뒤 지킬 예의를 이야기해요.

소개팅 좀 해 달라는 말은 막상 꺼내려면 입이 안 떨어져요. 없어 보일까 봐, 귀찮아할까 봐요. 그런데 말을 안 하면 주변에서는 연애 생각이 없는 줄 알아요. 부탁은 구체적으로, 가볍게, 한 번만 하면 돼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한두 가지만 알려 줘도 주선하는 사람이 훨씬 쉽게 움직여요.
누구한테 부탁할까
제일 친한 친구가 꼭 제일 좋은 주선자는 아니에요. 친한 친구가 아는 사람은 나도 이미 아는 경우가 많거든요. 나와 겹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아는 쪽이 좋아요. 회사 동기, 다른 학교를 나온 친구, 동호회를 오래 한 친구, 사촌이 그래요.
결혼한 친구는 의외로 좋은 주선자예요. 배우자 쪽 친구와 직장 동료까지 아는 사람이 한꺼번에 늘어난 데다, 결혼식을 치르면서 누가 혼자인지도 대강 알고 있어요. 반대로 입이 가벼운 사람에게는 부탁하지 마세요. 누굴 소개받았고 어떻게 됐는지가 모임마다 얘깃거리가 돼요. 직장 상사처럼 잘 안 됐을 때 계속 불편한 사람도 피하는 게 나아요.
부탁은 두세 명에게 해 둬도 돼요. 다만 같은 무리 안에서 여럿에게 말하면 소개할 사람이 겹치거나 여기저기 다 말하고 다닌다는 소리가 나와요. 서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명씩 따로 말하세요.
말을 꺼내는 문장
제일 쉬운 때는 상대가 먼저 "요즘 만나는 사람 없어?" 하고 물어 올 때예요. "없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좀 해 줘" 하고 받으면 부탁이 아니라 대답이 돼서 민망할 게 없어요.
내가 먼저 꺼내야 한다면 밥 먹다가 근황 얘기 끝에 붙이면 자연스러워요. "나 요즘 진짜 연애하고 싶은데, 주변에 괜찮은 사람 있으면 소개 좀 해 줘. 농담 아니고 진짜로." 뒤에 붙인 한마디가 있어야 해요. 웃으면서 하는 말은 듣는 쪽도 웃고 넘기거든요.
카톡으로 할 때는 빠져나갈 길을 같이 열어 두세요. "갑자기 이런 말 좀 민망한데, 혹시 주변에 소개해 줄 만한 사람 있어? 없으면 진짜 괜찮아. 생각나면 그때 말해 줘." 단톡방에 "누구 소개 좀"이라고 던지는 것보다 한 사람씩 따로 말하는 게 훨씬 잘 돼요. 여럿에게 한 말은 다들 다른 누가 해 주겠지 하고 넘겨요.
조건은 두세 가지만
"아무나 괜찮아"가 제일 곤란한 말이에요. 주선자가 누굴 떠올려야 할지 모르고, 막상 소개하면 아무나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나니까요. 반대로 열 가지를 늘어놓으면 주선자는 맞는 사람이 없다며 접어요.
나이 범위와 사는 지역은 조건이라기보다 기본 정보라서 먼저 말해 주는 게 서로 편해요. 그 위에 정말 바라는 것 두세 가지만 얹으세요. "나이는 위아래로 서너 살까지면 좋겠고, 담배 안 피우는 사람, 그리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면 돼." 어려운 것 하나를 더해도 좋아요. "장거리는 힘들 것 같아."
생김새는 등급 매기듯 말하지 말고 "인상 편한 사람" 정도로만 하세요. 주선자는 자기 지인을 놓고 외모를 평가해야 하는 자리에 서고 싶어 하지 않아요.
사진과 소개 한 줄을 먼저 건네요
주선자는 상대에게 나를 설명해야 해요. "내 친구 중에 괜찮은 애가 있는데" 다음에 올 말을 내가 만들어 주면 일이 절반으로 줄어요. 나이, 하는 일, 사는 동네, 쉬는 날 뭘 하는지를 한두 줄로 적어 보내세요. "서른둘이고 마케팅 일 해. 마포 살고 주말에는 주로 등산 다녀." 주선자가 그대로 옮겨 보낼 수 있으면 돼요.
사진은 얼굴이 잘 보이는 최근 것 두 장이면 돼요. 정면에 가까운 것 하나, 평소 모습이 보이는 것 하나요. 보정을 많이 한 사진은 주선자까지 난처하게 만들어요. 만난 뒤에 사진과 다르다는 말이 주선자에게 돌아가거든요. 내 카톡 프로필을 그대로 보여 주는 주선자도 많으니 부탁하기 전에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도 한번 보세요.
주선자가 상대 사진을 보여 줬을 때도 말을 조심하세요. 마음에 안 들어도 생김새를 평가하는 말은 삼키고 "신경 써 줘서 고마워. 이번에는 넘길게" 정도로만 답하세요. 그 사람은 주선자의 친구나 동료예요.
부탁한 뒤와 소개받은 뒤
부탁은 한 번이면 돼요. "어떻게 됐어?" 하고 재촉하면 주선자에게 숙제가 돼요. 한 달쯤 지나 다른 얘기를 하다가 "참, 저번에 말한 거 생각나면 알려 줘" 하고 다시 꺼내는 건 실례가 아니에요. 이 말도 미리 해 두세요. "잘 안 돼도 네 탓 안 할게." 주선자가 제일 걱정하는 게 그거예요.
소개가 잡히면 주선자가 양쪽에 번호를 넘겨도 되는지 물어봐요. 여기에는 바로 답해 주세요. 답이 하루 이틀 늦어지면 상대 쪽에서는 내키지 않나 보다 하고 마음이 식어요. 상대에 대해 주선자에게 이것저것 캐묻는 것도 참으세요. 나이와 하는 일 정도만 듣고 나머지는 만나서 직접 물어보는 게 맞아요.
연락처를 받았으면 하루 이틀 안에 연락하세요. 약속이 잡힌 뒤에 뭘 준비할지는 소개팅 날 옷차림과 첫인사 글에 있어요. 만난 뒤에는 결과를 주선자에게 먼저 알려 주세요. 주선자는 궁금한데 묻기가 조심스러워서 기다리고 있어요. "어제 만났어. 좋은 분이더라. 다음 주에 또 보기로 했어" 또는 "좋은 분인데 나랑은 좀 안 맞는 것 같아. 그래도 소개해 줘서 고마워" 한 줄이면 돼요.
안 맞았더라도 상대 흉은 보지 마세요. 주선자는 상대와도 아는 사이라 말이 건너가요. 이유를 물으면 "대화 결이 좀 달랐어" 한마디면 충분해요. 거절도 주선자에게 대신 전해 달라고 하지 말고 내가 상대에게 직접 하세요. 약속 당일에 취소하거나 연락을 끊어 버리면 그 뒷감당은 주선자가 해요.
고마움은 작게라도 표시하세요. 결과와 상관없이 커피 기프티콘 하나, 잘 돼서 사귀게 되면 밥 한 끼가 보통이에요. 두세 번 연달아 잘 안 됐다면 같은 사람에게 또 부탁하기 전에 한동안 쉬세요. 상대를 또 보고 싶은데 말을 못 꺼내고 있다면 주선자에게 떠봐 달라고 하지 말고 애프터를 직접 신청하는 방법을 보세요.
부탁할 사람이 마땅히 없다면
주변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사람을 새로 만나는 자리부터 만들어야 해요. 운동이나 독서, 달리기 모임처럼 같은 사람을 여러 번 보는 곳이 좋아요. 거기서 바로 연애 상대를 찾으려 하기보다 먼저 사람들과 편해지세요. 모임에서 친해진 사람이 나중에 주선자가 되는 일이 많아요. 몇 달 본 사이면 "혹시 주변에 괜찮은 사람 있어요?" 하고 묻기도 훨씬 쉬워지고요.
친구 만들기 앱이나 소개팅 앱으로 직접 찾는 길도 있어요. 중간에 서 주는 사람이 없으니 첫 만남은 낮에, 사람 많은 곳에서 짧게 잡으세요. 지인 결혼식이나 집들이처럼 처음 보는 사람이 섞이는 자리에 빠지지 않고 나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런 자리에서 얼굴을 익혀 두면 주변에서 엮어 주기도 쉬워져요.
소개를 부탁받으면 귀찮아하기보다 누구를 이어 줄지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한 번 말해 두면 그다음은 그쪽에서 생각날 때 연락이 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