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만났는데 설레지 않아요, 더 만나볼까요
세 번 만났는데 설레지 않을 때 더 만나 볼지 그만둘지 가르는 기준이에요. 고백이 부담될 때 하는 말과 그만 만나자고 말하는 문장도 같이 담았어요.

세 번 만나면 사귈지 말지 정해야 한다는 건 규칙이 아니에요.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 세 번째 만남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질 뿐이에요. 설렘이 없어도 또 보고 싶은지, 같이 있는 동안 편했는지를 보면 돼요. 둘 다 아니라면 세 번을 채우지 않고 끝내도 괜찮고요.
설렘이 늦게 오는 사람도 있어요
소개팅은 조건을 보고 만든 자리라서 첫눈에 두근거리기가 원래 어려워요. 처음 본 날 마음이 정해지는 사람이 있고, 서너 번 보는 사이에 천천히 생기는 사람이 있어요. 뒤쪽이라면 세 번 만나고도 무덤덤한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서로 잘 보이려고 긴장한 자리라는 것도 한몫해요. 그런 상태에서는 상대도 나도 평소 모습의 절반쯤만 나와요. 세 번째쯤 돼서야 농담이 나오고 말이 편해지기 시작하는 사람도 많아요.
설렘과 편안함은 따로 움직여요. 설렘은 그 사람 생각에 괜히 웃음이 나고 연락을 기다리게 되는 거고, 편안함은 말이 끊겨도 어색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내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세 번 만나서 설렘은 없는데 편안함이 있다면 아직 판단하기 이른 쪽에 가까워요.
편한 게 친구로서 편한 건지 헷갈리면 이렇게 상상해 보세요. 그 사람이 곧 다른 사람과 사귀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요. 아무렇지 않고 잘됐다 싶으면 친구 쪽이에요. 조금이라도 아쉽거나 뜨끔하면 마음이 생기는 중이고요.
예전 연애의 두근거림과 견주고 있지는 않은지도 보세요. 답장이 올까 안 올까 조마조마했던 걸 설렘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있어요. 약속을 잘 지키고 연락이 꾸준한 사람한테는 그 조마조마함이 없어서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더 만나 볼지 가르는 기준
머리로 장단점을 따지는 것보다 그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떠올리는 게 정확해요. 세 번째 만남 전날 기다려졌는지 귀찮았는지, 헤어지고 집에 오는 길에 기분이 가벼웠는지 숙제를 끝낸 것 같았는지요. 재미있는 걸 봤을 때 그 사람한테 말해 주고 싶은 생각이 한 번이라도 들었는지도 좋은 기준이에요.
네 번째를 잡아 볼 만한 경우
첫날보다 두 번째가, 두 번째보다 세 번째가 조금씩 편해졌다면 더 만나 보세요. 헤어질 때 좀 더 있어도 괜찮겠다 싶었던 날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요. 옆에 가까이 앉거나 나란히 걸을 때 불편하지 않았는지도 봐야 해요. 사람은 좋은데 가까이 오는 게 싫다면 시간이 지나도 잘 안 바뀌어요.
지금까지 매번 마주 앉아 밥 먹고 커피만 마셨다면 그 사람의 한쪽 면만 본 거예요. 네 번째는 같이 걷거나 전시를 보거나 뭔가를 함께 하는 날로 잡아 보세요. "다음에는 밥 말고 같이 좀 걸을래요? 매번 앉아서만 얘기한 것 같아서요." 이렇게 말하면 돼요.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 할 만한 것들은 네 번째에도 그대로 쓸 수 있어요.
그날은 하나만 보면 돼요. 헤어지고 나서 다음이 기다려지는지요. 네 번째도 "나쁘지는 않았어"로 끝난다면 다섯 번째를 잡을 이유는 없어요.
여기서 멈추는 게 나은 경우
만날 때마다 똑같이 무덤덤했고 그동안 시계를 여러 번 봤다면 네 번째도 비슷해요. 약속 전날마다 취소하고 싶었다면 더 분명하고요. "조건도 괜찮고 좋은 사람인데" 하면서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면 그때도 멈출 때예요.
만나는 이유가 그 사람 말고 다른 데 있을 때도 그래요. 주선자 얼굴 때문에, 나이가 걸려서, 이만한 사람 다시 없을까 봐, 요즘 외로워서. 이런 이유로 이어 간 만남은 사귀게 되더라도 상대가 금방 알아채요.
삼프터 고백이 부담될 때
흔히 삼프터라고 부르는 세 번째 만남쯤 되면 고백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가 생겨요. 식당이 평소보다 좋고, 헤어질 때쯤 상대 말이 느려지고요. 마음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바로 답해야 한다고 느끼면 숨이 막히죠. 고백을 받았다고 그 자리에서 정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저는 마음이 천천히 생기는 편이라 한두 번 더 만나 보고 답해도 될까요?" 이 말은 거절도 아니고 실례도 아니에요. 대신 기한이 있어야 해요. 한두 번이라고 했으면 정말 그 안에 답을 주세요. 답장은 꼬박꼬박 하면서 약속은 미루는 채로 몇 주를 끄는 게 상대한테 제일 나빠요. 그 사람은 그동안 다른 소개를 안 받고 기다려요.
고백이 올 게 뻔한데 내 답이 이미 거절이라면 다음 약속에 나가기 전에 말하는 편이 나아요. 마음먹고 준비해 온 자리에서 거절을 듣게 하는 것보다 덜 아파요.
내가 고백해야 하는 쪽이라고 느낄 때도 압박은 같아요. 세 번째에 말을 안 하면 관심 없는 줄 알까 봐 확신도 없이 고백부터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시작한 사이는 한두 달 안에 티가 나요. "저는 좀 더 알아 가고 싶어요. 다음 주에도 볼 수 있을까요?" 이 말이면 관심이 없다는 오해 없이 시간을 벌 수 있어요. 언제 말하는 게 좋은지는 고백 타이밍을 다룬 글에 자세히 있어요.
내 쪽은 마음이 있는데 상대가 미지근한 경우도 있죠. 연락하면 답은 오는데 먼저 오지는 않고, 만나면 잘 놀다가도 다음 약속을 그쪽에서 꺼내는 일이 없는 식이에요. 세 번 만났으면 물어봐도 되는 사이예요. "저는 계속 만나 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답이 "좋은 분인데"로 시작하면 거기까지예요.
그만 만나자고 말할 때
이 정도 만난 사이면 메시지로 말해도 괜찮아요. 일부러 전화하거나 만나자고 하면 상대는 좋은 얘기를 기대하고 나와요. 문장은 짧게, 이유는 하나만 쓰세요. "세 번 뵈면서 좋은 분이라는 건 알았는데, 저는 이성으로 마음이 더 생기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시간만 뺏는 것 같아 말씀드려요. 좋은 분 만나시길 바랄게요."
말하는 때는 마음을 정한 그날이나 다음 날이 좋아요. 상대가 "이번 주말에 뭐 하세요?" 하고 물어 온 뒤에 거절하면, 그 약속이 안 된다는 건지 만남을 그만하자는 건지 다시 설명해야 하거든요.
핑계는 대지 마세요. "요즘 일이 바빠서요"라고 하면 "그럼 한가해지면 연락할게요"가 돌아오고, 그때 또 거절해야 해요. 상대의 단점을 이유로 드는 것도 필요 없어요. 고치겠다는 답이 오거나 상처만 남아요. 다시 생각해 달라는 답이 오면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제 생각은 같아요" 하고 짧게 답하고 끝내세요.
주선자에게는 내가 먼저 알려 주세요. "좋은 분이었는데 나랑은 잘 안 맞는 것 같아. 소개해 줘서 고마워" 정도면 돼요. 상대 흉은 한마디도 보태지 않는 게 주선자와 상대 둘 다에 대한 예의예요.
세 번을 만나 보고 내린 답이면 어느 쪽이든 성급한 게 아니에요. 답을 정한 다음에 상대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만 않으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