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이랑 친하다고 이상한 소문이 났어요
그냥 친한 친구인데 "너네 사귀지?" 소리가 계속 들리면 창피하고 그 친구랑도 어색해질까 걱정되죠. 놀림에 짧게 받아치는 말과 그 친구에게 먼저 꺼낼 말이 있어요.

같이 매점에 다녀왔을 뿐인데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오, 커플 왔다" 소리가 나고, 그 친구랑 눈이 마주치는 것조차 민망해지죠. 집에 와서도 내일부터는 그냥 떨어져 다녀야 하나 고민되고요. 떨어져 다닐 필요는 없어요. 이런 소문은 해명을 많이 할수록 오래가고, 둘이 평소처럼 지내면 생각보다 빨리 시들어요. 남사친이든 여사친이든 똑같아요.
놀리는 애들이 보고 싶은 것
반에서 남녀 둘이 자주 붙어 다니면 사귄다는 말이 붙기 쉬워요. 그런데 놀리는 애들 대부분은 진짜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에요. 재밌어서, 그리고 내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보고 싶어서예요. 얼굴이 빨개지고 "아니라고" 소리를 지르면 그 반응이 다음 놀림의 재료가 돼요.
창피한 마음 한쪽에는 "내가 뭘 잘못했나", "너무 붙어 다녔나" 하는 생각도 있을 거예요. 둘이 친하게 지낸 건 잘못이 아니에요. 같이 하교하고 같은 학원 얘기를 하는 건 동성 친구랑 하던 거랑 다를 게 없고, 거기에 이름을 붙인 건 놀린 쪽이에요.
이 소문이 유난히 창피한 건 반 전체가 나를 한 방향으로 보는 느낌 때문이에요. 내가 웃기만 해도, 그 친구 쪽을 쳐다보기만 해도 다들 "봐 봐" 하는 것 같죠. 실제로는 놀리는 애들 몇 명만 그 얘기에 관심이 있고, 나머지는 한두 번 웃고 자기 일로 돌아가요. 교실 전체가 나를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내가 그만큼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예요.
놀림에 받아치는 말
길게 설명할수록 불리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 걔랑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고" 하고 늘어놓으면 "왜 이렇게 열심히 부정해?"가 돌아와요. 한 번만 담담하게 "아니야, 그냥 친구야" 하고 끝내세요. 같은 말이 또 나오면 "또 그 얘기야? 이제 재미없다" 정도로 흘리면 돼요. 표정은 웃어도 되고 무표정이어도 되는데, 화난 얼굴만 아니면 괜찮아요.
한두 명이 장난으로 하는 정도라면 대개는 여기서 끝나요. 반응이 시시하면 놀리는 애들도 금방 다른 얘깃거리를 찾아가요. 며칠은 귀찮겠지만 위에 적은 짧은 말로 버티면 일주일 안쪽으로 잠잠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중에 유독 끈질긴 애가 한 명 있다면 그 애한테만 따로 웃음기를 빼고 "그만해 줄래? 진짜 아니야" 하고 말해 보세요. 구경하는 애들이 없는 자리에서는 생각보다 순순히 멈춰요.
친한 친구까지 같이 몰아갈 때가 제일 속상하죠. 친한 친구한테는 웃어넘기지 말고 둘이 있을 때 한 번 진지하게 말하세요. "나 그 얘기 진짜 불편해. 너까지 하면 애들이 더 해." 친한 친구는 내 편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가볍게 끼어드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하다고 분명히 들으면 대부분 멈춰요.
단톡방이나 SNS에 올라왔을 때
둘이 같이 걷는 사진에 하트를 붙여 올리거나 단톡방에서 둘을 묶어 부르는 건 장난의 크기가 달라요. 올린 애한테 따로 "그 사진 좀 내려 줘. 우리 둘 다 불편해" 하고 보내세요. 단톡방 한가운데서 따지면 구경꾼이 늘어나니까 개인톡이 나아요. 내려 주지 않으면 화면을 캡처해 두세요.
선생님이나 어른이 거들 때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둘이 잘 어울리네" 하고 한마디 하면 반 전체가 들썩이죠. 악의는 없겠지만 그 한마디로 놀림이 며칠 더 가요. 그 자리에서는 "저희 그냥 친구예요" 하고 웃으면서 한 번만 말하면 돼요.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수업이 끝난 뒤에 따로 "그 말씀 이후로 애들이 계속 놀려서 좀 힘들어요" 하고 전하세요. 직접 말하기 어려우면 부모님께 사정을 말하고 대신 전해 달라고 해도 돼요.
그 친구에게 먼저 꺼내는 말
소문이 돌면 둘 다 서로 눈치를 봐요. 그러다 한쪽이 말없이 피하기 시작하면 다른 쪽은 "내가 뭐 잘못했나" 하고 상처를 받아요. 그래서 소문 때문에 둘이 어색해지기 전에 먼저 꺼내는 게 좋아요. 만나서 해도 되고 카톡으로 해도 돼요. "우리 얘기 도는 거 알지? 난 신경 안 쓰는데 너 불편하면 말해 줘."
그 친구가 웃어넘기면 하던 대로 지내면 돼요. 반대로 "당분간 반에서는 좀 덜 붙어 있자"는 답이 오면 서운해도 받아들이세요.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놀림이 버거워서 그러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 친구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소문이 더 곤란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주세요. 학교에서 조금 거리를 두더라도 연락은 이어 가면 소문이 가라앉은 뒤에 금방 원래대로 돌아와요.
그 친구가 오히려 장난을 같이 받아치는 경우도 있어요. 애들이 놀릴 때 "응, 내 여친이야" 하고 웃어 버리는 식으로요. 그 친구는 그게 제일 빨리 넘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듣는 나는 더 곤란해지죠. 이럴 때는 둘이 있을 때 "그렇게 받아치면 애들이 진짜인 줄 알아. 그냥 같이 아니라고 해 주면 좋겠어" 하고 맞춰 두세요. 둘이 같은 말을 하면 소문은 훨씬 빨리 힘을 잃어요.
소문 때문에 친구를 잃지 않으려면
일부러 피하는 건 소문보다 둘 사이를 더 빨리 망가뜨려요. 대신 놀릴 거리를 줄이는 정도는 해 볼 만해요. 둘만 빠져나가는 일을 줄이고 다른 친구들이랑 셋이나 넷이 같이 다니는 식으로요. 숨는 게 아니라 구경할 장면을 덜 만드는 거예요.
조심할 게 하나 있어요. 아니라는 걸 보여 주려고 "걔 완전 별로야", "내가 걔를 왜 좋아해" 같은 말로 그 친구를 깎아내리는 거요. 그 말은 거의 틀림없이 그 친구 귀에 들어가고, 소문보다 그 말이 더 오래 남아요. 부정은 "그냥 친구야"까지만 하세요. 남녀 사이 친구가 왜 자꾸 이런 오해를 받는지 궁금하다면 남녀 사이에 친구로 지내는 이야기를 읽어 봐도 좋아요.
장난을 넘어섰다면
몇 주째 계속되거나, 다른 반과 다른 학년까지 퍼지거나, 둘이 어디서 뭘 했다는 없는 얘기가 붙기 시작하면 그건 놀림이 아니라 괴롭힘에 가까워요. 칠판이나 책상에 둘 이름을 써 놓는 일, 외모나 몸에 대한 말이 섞이는 일도 마찬가지예요. 이럴 때는 담임 선생님이나 상담 선생님께 말하세요. "몇 주째 반에서 저희 둘을 사귄다고 놀리는데, 없는 얘기까지 붙어서 장난으로 넘기기 힘들어요" 하고 있었던 일과 캡처를 같이 보여 드리면 돼요. 누가 처음 말을 지어냈는지 알게 됐다면 친구가 내 뒷담화를 했을 때 하는 방법이 이 경우에도 통해요. 학교에 말하기 어려우면 117이나 1388에 먼저 물어봐도 돼요.
이런 소문은 반에 다른 얘깃거리가 생기면 거기로 옮겨 가요. 그때까지 그 친구랑 하던 대로 지내면 소문은 지나가고 친구는 남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