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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사이에 친구로 오래 지낼 수 있을까

남녀 사이에도 친구로 오래 지낼 수 있어요. 다만 저절로 유지되지는 않아요. 우정이 흔들리는 순간과 선을 지키는 구체적인 행동을 짚었어요.

강변 공원을 나란히 걸으며 웃는 남녀 친구
AI 생성 이미지

남녀 사이에도 십 년 넘게 친구로 지내는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든지 있어요. 그러니 되냐고 묻는다면 돼요. 다만 가만히 둬도 유지되는 사이는 아니에요. 둘 다 어디까지가 친구인지 알고 있고, 각자의 애인에게 이 친구 일로 숨기는 게 없을 때 오래가요.

우정이 흔들리는 순간

이성 친구 사이는 대개 둘 중 하나로 흔들려요. 한쪽에 마음이 생기거나, 한쪽에 애인이 생기거나요.

마음이 생기는 건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자주 보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건 자연스러워요. 문제는 그걸 감춘 채 친구 자리에 계속 있으려고 할 때 생겨요. 상대는 친구라서 편하게 한 행동인데 나는 거기서 자꾸 의미를 찾게 되니까요.

애인이 생기는 쪽은 더 흔해요. 둘 사이는 그대로인데 갑자기 세 번째 사람이 이 관계를 보게 되는 거예요. 밤에 하던 통화나 단둘이 마시던 술이 밖에서 보면 다르게 읽혀요. 이때 "우린 원래 이랬어"로 버티면 우정도 연애도 같이 상해요.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말은 주로 이런 일을 겪은 사람에게서 나와요. 한쪽이 마음을 숨기고 있었거나, 애인이 생기면서 연락이 끊겼거나요. 그 경험이 틀린 건 아니에요. 다만 같은 고비를 넘기고 계속 친구로 지내는 사람들도 그만큼 있어요.

선은 말보다 행동에서 드러나요

"우리는 진짜 친구야"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어요. 기준 하나만 두면 돼요. 내 애인이나 친구의 애인이 옆에서 지켜봐도 괜찮은 행동인가.

연락은 시간대가 달라져야 해요. 낮에 주고받는 메시지와 밤 열두 시 넘어 하는 한 시간짜리 통화는 내용이 같아도 무게가 달라요. 애인이 있는 친구에게 늦은 밤에 "자?" 하고 보내는 건 하지 마세요. 급한 일이 아니면 다음 날 낮에 해도 되는 얘기예요.

애인이 생기면 일찍 소개하세요. "내 오래된 친구야" 하고 셋이 밥을 한 번 먹으면, 이름만 들을 때 커지던 상상이 얼굴을 보는 순간 많이 줄어요. 반대로 친구가 애인에게 나를 소개하지 않는다면 서운해하지 말고 그쪽 사정을 존중해 주세요.

장난도 바뀌어야 해요. 팔짱을 끼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것, "너 같은 사람이랑 결혼해야 하는데" 같은 농담은 둘 다 혼자일 때 웃고 넘겼더라도 한쪽에 애인이 생기면 그만둬야 해요. 애인과 싸운 얘기를 이성 친구에게 자세히 털어놓는 것도 조심하세요. 위로받다가 이 친구가 애인보다 나를 더 잘 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거기서부터 선이 흐려져요.

단둘이 술을 마시는 자리는 횟수보다 끝나는 시간이 문제가 돼요. 한쪽에 애인이 있다면 저녁을 먹으며 한두 잔 하고 막차 전에 일어나는 선으로 정해 두세요. 취해서 한 말과 행동은 다음 날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지"로 덮이지 않아요.

정말 조심할 건 만난 걸 말하지 않기 시작할 때예요. "말하면 괜히 싸우니까" 하고 숨겼다면 스스로도 켕기는 데가 있다는 뜻이에요. 숨길 필요가 없는 만남만 하면 돼요.

한쪽 마음이 커졌을 때

어느 쪽 마음이 달라졌는지에 따라 할 일이 달라요.

내 마음이 달라졌다면

신호는 대개 질투로 와요. 친구가 소개팅을 했다는 말에 기분이 가라앉고, 답장이 늦으면 누구랑 있는지 궁금해져요. 친구 애인의 흠이 자꾸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일들이 걸리기 시작했다면 마음이 달라진 거예요.

그다음 길은 말하는 것과 접는 것, 둘뿐이에요. 말하는 쪽을 생각한다면 친한 친구를 좋아하게 됐을 때 다가가는 순서를 먼저 읽어 보세요. 접기로 했다면 한동안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단둘이 보는 자리를 피하세요. 마음을 품은 채로 친구의 연애 상담을 들어 주는 역할을 계속하는 게 제일 오래 아파요.

친구 마음이 달라진 것 같다면

연락이 부쩍 늘고 둘이서만 보자는 제안이 많아져요. 내 연애 얘기가 나오면 말수가 줄기도 하고요. 이런 게 겹치면 모른 척하지 마세요. 마음이 없으면서 챙김만 받는 건 친구에게 기대를 주는 일이에요.

고백을 받아야만 거절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둘이서만 보는 자리를 줄이고 내 소개팅 얘기를 평소처럼 꺼내세요. "너는 나한테 진짜 편한 친구야"라는 말도 한 번은 분명하게 해 두고요. 그래도 고백이 오면 고맙다고 하고 짧게 거절하세요. 그 뒤에 친구로 남을지는 고백한 쪽이 정하게 두는 게 예의예요.

거절한 뒤에는 한동안 연락이 끊길 수 있어요. 서운해도 붙잡지 마세요. 친구가 마음을 접는 데 필요한 시간이고, 몇 달 뒤에 아무렇지 않게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애인이 불편하다고 할 때

내 애인이 그 친구를 불편해하면 애인이 먼저예요. 친구가 덜 소중하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지금 매일의 생활을 같이 꾸리는 사람이 애인이라서 그래요. "아무 사이 아닌데 왜 그래"로 맞서지 말고 뭐가 불편한지 물어보세요. 알고 보면 친구가 있다는 사실보다 밤늦은 연락이나 둘만의 술자리 같은 특정한 행동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 행동을 바꾸면 대부분 풀려요. 둘이 보던 걸 여럿이 보는 자리로 바꾸고, 만나기 전에 미리 말하는 거예요. 한 번쯤 셋이 같이 보는 것도 좋고요. 그렇게 했는데도 친구를 아예 끊으라고 한다면 그건 이성 친구 문제가 아니라 둘 사이의 믿음 문제라서 따로 얘기해야 해요. 애인 쪽 마음이 어떤지는 애인의 이성 친구가 신경 쓰이는 사람의 입장을 읽어 보면 짐작이 가요.

친구에게는 사정을 그대로 말하세요. "애인이 좀 신경 쓰여 해서 밤에는 연락을 줄일게. 너랑 멀어지려는 건 아니야." 말없이 연락부터 줄이면 친구는 이유를 몰라서 서운해해요.

거꾸로 친구의 애인이 나를 불편해한다면 내가 먼저 물러나세요. 연락을 줄이고 "너희 편해질 때까지 내가 좀 덜 연락할게" 하고 말해 주는 거예요. 친구가 중간에서 곤란해지지 않게 해 주는 게 그때 내 몫이에요.

결혼한 뒤에도 기준은 같아요. 배우자가 그 친구의 이름과 얼굴을 알고, 만나는 날을 미리 알고 있으면 문제 될 일이 적어요. 부부 동반으로 한 번 보거나 여럿이 모이는 자리로 바꾸면 서로 편하게 오래 볼 수 있어요.

새로 알게 된 이성 친구라면

오래된 친구와 달리, 동네나 모임에서 새로 알게 된 이성과 친구가 되려면 처음에 분명히 해 둘 게 있어요. 애인이 있으면 초반에 자연스럽게 말하세요. 숨긴 건 아니었어도 나중에 알게 되면 상대는 속았다고 느껴요. 연애 상대가 아니라 친구를 찾는 거라면 그것도 말로 해 두는 게 좋아요.

처음 몇 번은 낮에, 여럿이 있는 자리나 카페처럼 열린 곳에서 보세요. 친구로 만나자고 해 놓고 분위기를 봐서 태도를 바꾸는 건 상대가 가장 불쾌해하는 일이에요. 지내다가 마음이 생겼다면 떠보지 말고 말로 묻고, 상대가 친구로만 지내고 싶다고 하면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요즘 그 친구와 주고받는 연락을 내 애인이나 친구의 애인이 봐도 괜찮다면 지금처럼 지내면 돼요.

자주 묻는 질문

애인이 생기면 이성 친구와는 연락을 끊어야 하나요
끊을 필요는 없어요. 연락하는 시간대와 만나는 방식을 바꾸면 돼요. 밤늦은 통화를 줄이고 애인에게 그 친구를 먼저 소개해 두면 대부분 문제가 없어요.
주변에서 자꾸 사귀냐고 놀려요
일일이 해명하면 더 놀려요. "아니야, 그냥 친구야" 한마디만 되풀이하면 금방 시들해져요. 그 말에 둘 사이가 어색해질 것 같으면 "신경 쓰지 말자" 하고 한 번 웃고 넘기세요.
이성 친구랑 단둘이 여행 가도 될까요
둘 다 애인이 없다면 둘이 정할 일이에요. 한쪽이라도 애인이 있다면 권하지 않아요. 아무 일이 없었어도 애인이 믿고 넘기기 어려운 일이라 나중에 치르는 값이 너무 커요.
술 마시고 친구랑 선을 넘을 뻔했어요
없던 일로 덮으면 다음에 더 어색해져요. 맑은 정신일 때 "그날은 내가 실수했어, 미안해" 하고 짧게 말하세요. 그 뒤로 한동안은 둘이 술 마시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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