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선배가 너무 불편해요
말투가 세거나, 잡일을 나한테만 시키거나, 밤늦게 따로 연락하는 선배 때문에 동아리가 싫어졌다면 그냥 안 맞는 건지 선을 넘은 건지부터 나눠 봐요.

동아리방 문 앞에서 그 선배 목소리가 들리면 들어가기가 싫어지죠. 좋아서 들어간 동아리인데 요즘은 활동 있는 날 아침부터 기분이 가라앉고, "선배니까 참아야 하나" 하는 생각만 맴돌고요. 선배라서 무조건 참아야 하는 건 없어요. 다만 그 불편함이 그냥 안 맞아서인지, 선배가 선을 넘어서인지에 따라 할 일이 달라져요.
안 맞는 건지 선을 넘은 건지
말투가 퉁명스럽다, 칭찬을 안 한다, 농담 코드가 안 맞는다, 나보다 다른 후배를 더 챙긴다. 이런 건 불편해도 대부분 그 선배 성격이에요. 기분은 상하지만 내가 거리를 두면 되는 일이고, 누구에게 알릴 일까지는 아니에요. 그 선배도 자기 선배한테 똑같이 배워서 그게 당연한 줄 아는 경우가 꽤 있어요.
반대로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는 것, 하기 싫다는 걸 계속 시키는 것, 외모나 몸에 대해 말하는 것, 밤늦게 연락해서 답을 재촉하는 것, 둘이 따로 만나자고 하는 것은 선을 넘은 거예요. 이런 일은 선후배 문화라는 말로 덮을 수 없고, 혼자 견딜 게 아니라 어른이 알아야 해요.
헷갈리면 두 가지만 보세요. 다른 후배한테도 똑같이 하는지, 내가 싫다는 티를 냈을 때 멈추는지요. 모두에게 무뚝뚝한 선배는 그냥 그런 사람이고, 나한테만 유독 그러거나 싫다는 말을 무시한다면 성격 문제로 볼 수 없어요.
그냥 안 맞는 선배라면 활동 시간에 필요한 말만 주고받고, 쉬는 시간에는 같은 학년 친구 옆에 앉으면 돼요. 툭 던지는 말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네, 알겠습니다" 정도로 받으면 부딪힐 일이 많이 줄어요. 그래도 그 선배 얼굴만 봐도 숨이 막힌다면 같은 동아리 안에서 다른 팀이나 다른 파트로 옮길 수 있는지 부장에게 물어보세요.
잡일이 나한테만 몰릴 때
의자 정리, 악기 나르기, 회의록 쓰기, 간식 사 오기. 처음엔 막내라서 그렇겠지 하고 했는데 몇 주째 나만 하고 있으면 억울하죠. 신입이 일을 조금 더 하는 건 어느 동아리에나 있어요. 문제는 그게 한 명한테만 몰리고, 선배들은 앉아서 폰만 볼 때예요.
이럴 때는 화를 내기보다 순서를 제안하는 말이 덜 부딪혀요. "선배, 정리는 1학년끼리 돌아가면서 해도 될까요?", "오늘은 학원 때문에 먼저 가 봐야 해서요, 다음 주에 제가 할게요." 같은 학년 친구들이랑 미리 얘기해서 당번표를 만들어 가면 선배도 안 된다고 하기 어려워요.
간식이나 준비물을 내 돈으로 사 오라고 하는 건 따로 생각해야 해요. 한두 번은 넘어가도 계속 내 용돈이 나간다면 "이거 동아리비에서 내는 거 맞죠?" 하고 물어보세요. 그 질문에 짜증을 내거나 눈치를 준다면 그건 심부름이 아니라 강요예요.
밤늦게 따로 연락이 올 때
동아리 단톡방 말고 개인톡으로, 그것도 밤 열한 시가 넘어서 "뭐 해?", "자?" 같은 연락이 오면 답하기가 애매하죠. 무시하자니 다음 날 마주칠 게 무섭고, 답하면 대화가 길어지고요.
늦은 연락에는 바로 답하지 않아도 돼요. 다음 날 아침에 "어제 일찍 잤어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하고 짧게 답하면 충분해요. 동아리 일이면 그때 처리하면 되고, 그냥 심심해서 보낸 거면 거기서 끝나요. 몇 번 이렇게 하면 늦게 보내도 답이 안 온다는 걸 상대도 알게 돼요. 다음 날 선배가 "왜 읽고 답 안 해?" 하고 따지더라도 사과할 일은 아니에요. "자고 있었어요" 한마디면 충분해요.
그래도 계속 오면 한 번은 말로 선을 그으세요. "선배, 저 밤에는 폰을 잘 안 봐서요. 동아리 일은 단톡방에 남겨 주시면 볼게요." 말투는 공손해도 내용은 분명하게요. 그 뒤에도 사적인 질문을 이어 가거나,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하거나, 둘이 만나자고 한다면 더 답하지 말고 대화를 캡처해 두세요. 불쾌한 메시지를 받았을 때 대처하는 법에 증거를 남기는 순서가 자세히 있어요.
선생님께 말해야 하는 경우
앞에서 말한 선을 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 알리세요. 담임 선생님이어도 괜찮아요. 특히 외모나 몸에 대한 말, 둘이 따로 만나자는 요구는 한 번만 있었어도 말해야 하는 일이에요. 고자질 같아서 망설여지겠지만 선배를 혼내 달라는 게 아니라 동아리가 안전한지 어른이 알고 있어야 하는 일이에요.
말할 때는 있었던 일을 그대로 전하면 돼요. "연습 끝나고 선배가 애들 앞에서 제 얼굴이랑 체형 얘기를 하면서 웃었는데, 그 뒤로 동아리 가기가 힘들어요"처럼요. 캡처해 둔 대화가 있으면 같이 보여 드리고, "제가 말씀드렸다는 건 선배가 모르게 해 주세요" 하고 먼저 부탁해도 돼요.
선생님께 말하기 어렵거나, 말했는데 "선배들이 원래 좀 그래" 하고 넘어간다면 학교폭력 신고 전화 117에 물어보세요.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욕설이나 강요도 상담해 주고,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돼요. 마음이 너무 지쳤을 때는 청소년 상담 전화 1388도 있어요. 부모님께도 한마디 해 두면 혼자 버티는 느낌이 훨씬 줄어요.
같은 학년끼리 먼저 얘기해 보기
동아리 친구한테 "너도 그 선배 좀 불편하지 않아?" 하고 조용히 물어보면 다들 참고 있었던 경우가 많아요. 같이 말하면 한 사람만 찍힐 걱정이 줄고, 선생님도 더 무겁게 들어요. 다만 단톡방에서 선배 흉을 보는 건 피하세요. 그 캡처 한 장이 돌면 오히려 내가 곤란해져요.
그만둬도 괜찮아요
동아리는 내가 즐거우려고 들어간 곳이에요. 선배 한 명 때문에 학교 가는 것까지 싫어질 정도라면 그만두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에요. 도망치는 게 아니라 나한테 안 맞는 자리에서 나오는 거예요. 그 선배가 곧 졸업하거나 활동을 쉰다면 그때까지 활동 횟수만 줄여 보는 것도 방법이고요.
그만둘 때 부장이나 선배들한테는 이유를 길게 말하지 않아도 돼요. "공부 때문에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정도면 돼요. 대신 선배 문제로 나오는 거라면 담당 선생님께는 사실대로 말해 두세요. 다음에 들어올 후배가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는 일이기도 해요.
동아리를 나오면 거기서 친해진 친구까지 잃을까 걱정되죠. 동아리 친구는 동아리 밖에서 따로 만나도 돼요. 새로 마음 붙일 곳이 필요하다면 새 학기에 친구 사귀는 법에 있는 것처럼 한 명부터 천천히 다가가면 돼요.
선배가 졸업할 때까지 꾹 참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에요. 불편하다고 느낀 그 감각은 대개 맞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