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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당하는 친구를 봤는데 나서기가 무서워요

따돌림당하는 친구를 보고도 못 나선 게 마음에 걸리나요. 앞에 나서지 않아도 도울 수 있어요. 내가 다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이에요.

수업이 끝난 뒤 비어 있는 교실의 책상들
AI 생성 이미지

나서지 못한 자기가 비겁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무서운 게 당연해요. 놀리는 애들 앞을 막아서는 것만 돕는 게 아니고, 눈에 덜 띄면서도 그 친구한테 큰 힘이 되는 방법이 따로 있어요.

무서운 게 당연해요

괜히 끼어들었다가 다음 차례가 내가 될까 봐 겁나는 거잖아요. 그 걱정은 지어낸 게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겁이 나는 걸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어른들도 회사에서 누가 괴롭힘당하는 걸 보면 똑같이 망설여요.

다만 알아 둘 게 하나 있어요. 따돌림은 주도하는 몇 명보다 옆에서 웃거나 가만히 있는 여러 명 때문에 오래가요. 주도하는 애들은 반 애들이 웃어 주는 걸 보고 "다들 나랑 같은 생각이구나" 하고 더 세게 나가거든요. 놀리는 말에 같이 웃지 않고, 단톡방에서 맞장구치지 않고, 그 애 흉내를 내는 장난에 끼지 않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져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동조하지 않는 걸 하고 있는 거예요.

눈에 안 띄게 할 수 있는 일

제일 쉬운 건 따로 연락하는 거예요. 학교에서는 말 걸기 어려워도 집에 와서 "아까 괜찮았어?" 한 줄 보내는 건 아무도 몰라요. 따돌림당하는 애가 제일 힘든 건 반 전체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믿게 되는 건데, 한 명이라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 버틸 힘이 생겨요. 답장이 없거나 "괜찮아" 한마디만 와도 서운해하지 마세요.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서 그래요.

학교 안에서는 자연스러운 핑계를 쓰면 돼요. 조별 활동 때 "우리 조 한 명 모자란데 같이 할래?" 하고 부르거나, 이동 수업 갈 때 "같이 가자" 하는 정도요. 놀리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맞서지 말고 화제를 끊어 주세요. "야 종 쳤어", "선생님 온다" 같은 말 한마디로 그 자리가 흩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마음 맞는 친구가 한 명 더 있으면 같이 하세요. 혼자 그 친구 옆에 앉는 건 눈에 띄지만 둘이 같이 앉으면 그냥 세 명이 밥 먹는 거예요. 돕는 쪽이 둘만 돼도 놀리던 애들이 훨씬 조심해요.

그리고 본 것을 적어 두세요.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했는지요. 단톡방에서 벌어진 일이면 화면을 캡처해 두고요. 나중에 어른에게 알릴 때 이 기록이 있으면 그 친구가 혼자 증명하지 않아도 돼요.

어른에게 알리는 건 고자질이 아니에요

장난을 일러바치는 것과 누가 다치는 걸 막는 건 달라요. 한 사람을 여럿이 계속 괴롭히는 건 장난이 아니고, 어른이 알아야 멈춰요.

담임 선생님이나 상담 선생님께 말할 때 "제가 말했다는 건 비밀로 해 주세요" 하고 먼저 부탁해도 돼요. 선생님들도 알려 준 학생이 드러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얼굴 보고 말하기 어려우면 쪽지를 써서 드리는 방법도 있어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막막하면 본 것만 순서대로 말하면 돼요. 누가 나쁘다고 판단해서 말할 필요 없이 "점심시간에 걔 가방을 숨기는 걸 봤어요", "단톡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어요" 하는 식으로요. 누가 잘못했는지는 선생님이 가릴 일이고, 나는 본 대로만 전하면 돼요.

학교에 말하기가 꺼려지면 학교폭력 신고 전화 117을 쓰세요. 전화도 되고 문자 상담도 돼요. 이름을 밝히지 않고 상담할 수 있고, 내가 당한 일이 아니라 본 일을 말해도 받아 줘요.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리고 같이 연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말했는데 달라지는 게 없을 때도 있어요. 선생님이 "애들끼리 장난이지" 하고 넘기는 경우요. 그럴 때는 포기하지 말고 다른 어른에게 한 번 더 말하세요. 상담 선생님, 학년 부장 선생님, 부모님, 117 순서로 넓혀 가면 돼요. 적어 둔 기록이 있으면 두 번째 말할 때 훨씬 무겁게 받아들여요.

하지 않는 게 좋은 행동

괴롭히는 애를 혼자 불러내서 따지는 건 하지 마세요. 화가 나서 그러고 싶겠지만, 그 애가 더 숨어서 괴롭히게 되거나 나까지 휘말리기 쉬워요.

SNS에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고 올리는 것도 위험해요. 순식간에 퍼져서 당한 친구가 더 곤란해지고, 글을 올린 사람이 오히려 책임을 지게 되는 일도 있어요.

당한 친구한테 "네가 좀 밝게 굴어 봐", "걔네한테 먼저 사과해 봐" 같은 조언도 삼가 주세요. 도와주려는 말이지만 듣는 쪽은 결국 자기 잘못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요. 그냥 "네 잘못 아니야" 한마디가 훨씬 힘이 돼요.

그 친구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하고 부탁할 수도 있어요. 일이 커질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 그 마음은 존중하되, 맞거나 돈을 뺏기거나 학교에 못 나올 정도라면 약속보다 그 친구가 먼저예요. "네가 걱정돼서 선생님께는 말해야 할 것 같아" 하고 미리 알려 주고 말하세요.

괴롭히는 쪽에 내 친구가 있을 때

이게 제일 어려워요. 같이 다니는 친구가 주도하고 있으면 말리는 순간 나까지 밀려날 수 있으니까요. 그 자리에서 정면으로 막기보다 둘이 있을 때 조용히 말해 보세요. "아까 그건 좀 심했던 것 같아" 정도면 돼요. 여럿 앞에서는 센 척하던 애도 혼자 있을 때는 "나도 좀 그랬어" 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그래도 계속한다면 그 친구가 그러는 동안만이라도 옆에서 빠져 있으세요. 같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당하는 애 눈에는 한편으로 보여요.

돕다가 내가 힘들어질 때

그 친구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나한테도 뒷말이 생기면 바로 어른에게 말하세요. 혼자 감당하면서 계속 도울 수는 없어요. 내가 무너지면 그 친구를 도울 사람도 없어져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돼요. 매일 옆에 있어 주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어요. 반 전체가 등을 돌린 것처럼 보일 때 한 명이 문자를 보내 줬다는 건 그 친구에게 오래 남는 일이에요. 마음이 무거워서 잠이 안 올 정도라면 청소년 상담 전화 1388에 얘기해 보세요. 본 사람도 힘들 수 있어요.

단톡방에서 벌어지는 따돌림은 증거를 남기는 방법이 조금 다르니, 그 친구에게 이 글을 알려 줘도 좋아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청소년상담 1388, 학교폭력 117,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02-735-8994, 자살예방상담 109, 긴급신고 112

자주 묻는 질문

제가 선생님께 말한 걸 애들이 알게 되면 어떡하죠
말할 때 누가 알렸는지 비밀로 해 달라고 먼저 부탁하세요. 그래도 불안하면 117에 문자로 알리는 방법이 있어요.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상담과 신고가 돼요.
따돌림당하는 애랑 친하지도 않은데 연락해도 될까요
돼요. 친하지 않아도 "아까 괜찮았어" 한 줄은 이상하지 않아요. 답이 없더라도 누군가 알아봐 줬다는 것만으로 그 친구에게는 도움이 돼요.
전에는 같이 웃었는데 이제 와서 도와도 될까요
그럼요. 지금부터 같이 웃지 않는 것만으로도 달라져요. 마음에 걸린다면 그 친구에게 따로 미안하다고 짧게 말해 주세요. 늦은 사과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이게 따돌림인지 그냥 장난인지 모르겠어요
당하는 애가 웃지 않는데 계속되고, 늘 같은 애만 대상이 되고, 여럿이 한 명에게 한다면 장난이 아니에요. 헷갈릴 때는 상담 선생님이나 117에 본 대로 말하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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