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의 청첩장, 가야 할까
몇 년 만에 온 연락이 청첩장이라 갈지 말지 고민될 때 정하는 기준을 적었어요. 안 갈 때 보내는 답장과 축의금을 얼마쯤 하는지도 같이요.

안 가도 돼요.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다가 청첩장부터 온 사이라면 빠진다고 무례한 것도 아니에요. 갈지 말지는 이 사람을 결혼식 뒤에도 볼 건지 하나로 정하면 되고, 축의금은 정해진 답이 없어도 사람들이 흔히 쓰는 기준이 있어요.
삼 년 만에 온 카톡이 "잘 지내지? 나 결혼해"로 시작하면 반가움보다 계산이 먼저 서죠. 그동안 내 생일에도, 이직했을 때도 조용하던 사람이라면 더 그래요. 하객 수를 채우려고 보냈나 싶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속 좁은 사람 같기도 하고요.
보내는 쪽 사정은 조금 달라요.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연락처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게 되는데, 예전에 친했던 사람을 빼자니 결혼하면서 말도 안 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고 넣자니 뻔뻔해 보일까 걱정돼요. 그러다 안 오더라도 소식은 알리자는 마음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축의금을 바라고 보낸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청첩장 한 장으로는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어요. 그러니 상대 속을 맞히려고 애쓰지 말고 내가 어떻게 할지만 정하세요.
갈지 말지는 하나만 보면 돼요
식이 끝난 뒤에 내가 이 친구에게 먼저 연락할 마음이 있는가. 있다면 가는 쪽을 권해요. 결혼식은 끊겼던 사이가 다시 이어지는 드문 자리고, 그날 와 준 사람은 오래 기억에 남아요.
없다면 안 가도 돼요. 그래도 망설여질 때는 연락이 온 방식을 보세요. 전화를 했거나 "밥 사면서 주고 싶은데 언제 시간 돼?" 하고 물어 온 사람은 나를 따로 떠올린 거예요. 인사 한 줄 없이 모바일 청첩장 링크만 왔다면 여러 명에게 한꺼번에 보낸 것일 가능성이 높고요.
사정이 얽힌 경우도 있어요. 동창 모임이나 예전 직장 사람들이 다 가는 자리라면 그 친구보다 모임을 보고 가는 것도 충분한 이유예요. 내 결혼식이나 집안 경조사에 와 줬던 사람이라면 그동안 연락이 없었더라도 가거나, 적어도 축의금은 보내야 해요. 받은 게 있으면 돌려주는 건 지켜야 뒷말이 없어요.
거리와 시간도 따져 볼 만한 조건이에요. 왕복 대여섯 시간이 걸리는 다른 지역 결혼식이라면 가까운 친구들도 축의금만 보내곤 해요. 몇 년 만에 연락한 사이에서 그 정도 걸음을 바라는 사람은 드물어요.
청첩장을 주겠다며 밥을 사겠다는 연락이 올 때도 있어요. 식에 갈 마음이 없다면 그 자리는 사양하는 게 맞아요. 얻어먹고 안 가면 서로 더 불편해지거든요. "마음은 고마운데 그날은 가기 어려울 것 같아. 밥은 나중에 내가 살게" 하고 말하면 상대도 알아들어요.
안 갈 때 보내는 답장
읽고 답하지 않는 것만은 피하세요. 보낸 사람은 누가 답을 안 했는지 생각보다 잘 기억해요. 안 가더라도 축하는 하고, 못 가는 이유는 한 줄만 쓰세요. "결혼 축하해. 그날은 선약이 있어서 가기 어려울 것 같아. 좋은 날 잘 치르길 바랄게." 여기서 더 길어질 필요가 없어요.
이유를 자세히 지어낼 필요는 없어요. 어디에 무슨 일로 가는지까지 쓰면 오히려 핑계처럼 읽혀요. "다음에 밥 한번 먹자"도 정말 그럴 마음이 있을 때만 붙이세요.
답은 받은 날이나 다음 날 안에 하세요. 며칠 묵히면 보낼 말이 더 어색해져요. 간다고 했다가 못 가게 됐다면 그걸 알게 된 날 바로 알려 주고요. 신랑 신부는 올 사람 수를 세어서 식사와 자리를 준비하니까, 말없이 빠지는 것보다 미리 알리는 쪽이 훨씬 나아요.
축의금만 보낼지는 따로 정할 문제예요. 앞으로 볼 일이 없을 사이라면 축하 답장만으로 예의는 다한 거예요. 마음이 쓰이거나 모임에서 계속 마주칠 사람이라면 모바일 청첩장에 적힌 계좌로 보내고 "축의금 보냈어, 축하해" 하고 알려 주세요. 가는 친구 편에 봉투를 부탁하는 사람도 많아요.
축의금은 얼마가 흔할까
정해진 금액은 없고, 지역이나 모임 분위기에 따라 꽤 달라요. 그래도 가장 흔하게 오가는 건 오만 원과 십만 원이에요. 가서 밥을 먹고 오면 십만 원, 가지 않고 보내기만 하면 오만 원으로 하는 사람이 많고, 오래 연락이 없던 사이라면 대개 이 안에서 정해요.
내가 먼저 받은 적이 있다면 그때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기본이에요.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 나면 그때 적어 둔 축의금 명단을 찾아보세요. 몇 해 전에 받은 금액이라도 그대로 돌려주면 흠이 아니고, 가서 식사까지 할 거라 마음이 쓰이면 조금 더 얹는 사람도 있어요.
계좌로 보낼 때는 누가 보냈는지 알아볼 수 있게 보내는 사람 이름을 확인하세요. 별명이나 회사 이름으로 찍히는 계좌라면 내 이름으로 바꿔서 보내야 해요. 이름 앞에 "대학 동기"처럼 한마디를 붙여 두면 받는 쪽에서 헷갈릴 일이 없어요.
혼자 정하기 애매하면 같이 가는 친구들에게 묻는 게 제일 빨라요. "너희 얼마 할 거야?" 하고요. 같은 모임 안에서 금액을 맞추는 건 눈치 보는 일이 아니라 다들 하는 일이에요. 형편이 빠듯하다면 무리해서 맞추지 말고, 가지 않고 오만 원을 보내는 쪽을 고르세요. 가서 식사를 하고 그보다 적게 내는 것보다 서로 덜 불편해요.
내 결혼식에 안 왔던 친구라면
속이 제일 복잡한 경우예요. 내 결혼식 때는 연락도 축의금도 없던 친구가 자기 청첩장은 보낸 거니까요. 안 가고 안 보내도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어요. 답장도 "축하해, 잘 살아"로 충분해요.
다만 그때 못 온 사정이 있었던 건 아닌지는 한 번 떠올려 보세요. 해외에 있었다든가 집에 큰일이 있었다든가요. 그런 게 아니었고 그 일이 아직 마음에 남아 있다면, 조용히 안 가는 편이 뒤끝이 없어요. 일부러 적게 넣거나 답장에 한마디 얹어서 되갚으려 하면 내 기분만 며칠 더 상해요.
단체방에 올라온 청첩장
동창 단체방이나 예전 모임방에 청첩장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일도 많아요. 방에 올린 건 초대라기보다 소식 알림에 가까워서, 그 방에서 축하 한마디만 해도 돼요. 따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안 가도 서운해할 일이 아니에요. 개인 메시지로 다시 왔다면 그건 와 달라는 뜻이니 앞에서 말한 기준대로 정하세요.
식이 끝난 뒤
갔다면 식 뒤에 와 줘서 고맙다는 연락이 한 번쯤 올 거예요. 거기에 "사진 예쁘더라, 신혼여행 잘 다녀와" 하고 답해 두면 끊겼던 사이가 다시 이어져요.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한두 달 뒤에 내가 먼저 안부를 물어도 어색하지 않아요. 오랜만에 연락할 때 첫 메시지를 쓰는 방법이 이럴 때 그대로 쓰여요.
축의금까지 보냈는데 고맙다는 말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결혼 직후에는 정신이 없어서 인사가 한참 늦어지기도 하니 한 달쯤은 두고 보세요. 그 뒤에도 아무 말이 없다면 그 사람과는 거기까지인 거고, 나는 할 도리를 한 거예요.
식 뒤에 다시 조용해지기도 해요. 결혼하면 생활이 바뀌어서 예전처럼 만나기 어려워지는데, 그럴 때의 마음은 결혼한 친구와 멀어지는 기분이 들 때 글에 따로 적혀 있어요.
청첩장은 답장을 보내고 갈지 말지만 정하면 끝나는 일이에요. 오래 붙들고 있을수록 서운함만 커지니 받은 날 정해 버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