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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애인과의 연애가 버거울 때

취준생 애인과 만나다 보면 돈이나 시간보다 눈치 보는 일이 더 지쳐요. 데이트 비용과 연락, 기다림의 기한을 미안함 없이 정하는 방법이 있어요.

독서실 책상 위 수험서와 간식
AI 생성 이미지

돈을 더 내는 것도, 자주 못 보는 것도 사실 참을 수 있어요. 지치는 건 눈치예요. 회사에서 칭찬받은 얘기를 해도 되나, 발표 난 날 먼저 연락해도 되나 하나하나 재다 보면 연애가 일처럼 느껴지죠. 데이트 방식과 연락, 돈 문제를 서로 미안해하지 않게 한 번 정해 두면 그 눈치가 많이 줄고, 그러면 버틸 만해져요.

어디서 어긋나는지부터

한 사람은 월급을 받고 한 사람은 준비 중일 때 부딪히는 자리는 어느 커플이나 비슷해요. 밥값, 만나는 시간, 그리고 결과가 나온 날의 분위기예요.

돈은 내는 사람보다 얻어먹는 사람이 더 불편해해요. 계산대 앞에서 지갑을 꺼내다 마는 모습, 메뉴판에서 제일 싼 것만 고르는 모습이 보이면 내는 사람도 마음이 편치 않죠. 그러다 준비하는 쪽이 미안해서 만나자는 말 자체를 줄이기 시작해요.

시간도 엇갈려요. 직장인에게 주말은 유일하게 쉬는 날인데, 취준생에게는 주말도 평일과 똑같이 공부하는 날이에요. 만나면 반갑다가도 저녁 여덟 시쯤 되면 한 사람은 오늘 못 채운 분량을 떠올리고, 다른 한 사람은 그 표정을 읽어요.

제일 어려운 건 결과가 나온 날이에요. 불합격 문자를 받은 날의 통화는 말수가 줄고, 그런 날 내 회사 얘기는 꺼내기가 미안해져요. 한 사람 기분이 채용 일정을 따라 오르내리면 옆 사람도 발표 날짜를 같이 세면서 조마조마해지고요.

돈은 한 번 정하고 다시 꺼내지 않기

만날 때마다 누가 낼지 눈치 보는 게 제일 피곤해요. 그래서 규칙을 하나 만들어 두면 편해요. 밥은 버는 사람이, 커피나 편의점 간식은 준비하는 사람이 내는 식으로요. 금액은 차이가 나도 매번 뭔가를 낸다는 사실이 얻어먹는 사람 마음을 꽤 가볍게 해 줘요.

말로 한 번 못 박아 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지금은 내가 버니까 내가 더 낼게. 붙으면 그때 네가 크게 한 번 사." 이 한마디가 있으면 취준생은 밥 먹을 때마다 미안하다고 하지 않아도 되고, 내는 사람도 생색내는 걸로 보일까 걱정할 일이 없어요. 얻어먹은 날에는 "미안해" 대신 "잘 먹었어"라고 하기로 정해 두세요. 식탁 분위기부터 달라져요.

만나는 방식을 돈이 덜 드는 쪽으로 바꿔도 돼요. 스터디카페나 도서관에 같이 가서 각자 할 일을 하고, 끝나면 한 시간쯤 걷다가 분식집에서 저녁을 먹는 식이에요. 집에서 같이 밥을 해 먹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도 충분히 데이트가 되고요. 반반이나 데이트 통장처럼 나누는 방식 자체가 궁금하면 데이트 비용을 나누는 방법을 보세요.

다만 버는 사람이 하고 싶은 걸 계속 참기만 하면 오래 못 가요. 가끔은 "이번 여행은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거니까 내가 낼게" 하고 내 몫의 즐거움도 챙기세요. 상대 형편에 맞춘다고 일 년 내내 김밥집만 가다 보면 원망은 엉뚱한 날 터져요.

응원이 부담이 될 때

"넌 꼭 될 거야", "조금만 더 힘내"는 좋은 뜻이지만 떨어진 날에는 무겁게 들려요. 믿어 준 사람을 실망시켰다는 생각이 하나 더 얹히거든요. 도와주려고 채용 공고 링크를 보내거나 "오늘은 얼마나 했어?" 하고 묻는 것도 받는 사람은 점검받는 기분이 들 수 있어요. 누구는 몇 번 만에 붙었다더라 하는 얘기는 아예 꺼내지 마세요.

덜 부담스러운 건 결과와 상관없는 말이에요. "오늘도 고생했어", "이따 십 분만 통화하자" 같은 거요. 발표가 난 날에는 결과를 먼저 묻지 말고 "말하고 싶을 때 말해 줘" 하고 기다리세요. 떨어졌다는 말을 들은 날은 어디가 부족했는지 같이 따져 보려 하지 말고 맛있는 걸 먹는 걸로 끝내면 돼요.

내 회사 얘기를 해도 되는지는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세요. "내가 회사 얘기 하면 듣기 힘들어? 그런 날은 말해 줘." 아예 입을 닫으면 둘 사이에 할 얘기가 준비 얘기밖에 안 남아서 더 답답해져요. 대부분은 듣고 싶어 하고, 듣기 힘든 날이 따로 있을 뿐이에요.

시험과 면접 앞에서는 연락을 줄여요

큰 시험이나 최종 면접을 앞둔 이삼 주는 연락이 줄어드는 게 정상이에요. 문제는 말없이 줄어들 때 생겨요. 답장이 늦어지면 기다리는 사람은 바쁜 건지 마음이 식은 건지 혼자 해석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준비하는 쪽이 먼저 알려 주는 게 좋아요. "이번 주는 답이 늦을 거야. 자기 전에 십 분만 통화하고, 금요일 면접 끝나면 내가 바로 전화할게." 언제 다시 연락이 되는지만 알아도 기다리기가 훨씬 편해요. 기다리는 사람은 그 기간에 "왜 답이 없어" 대신 "끝나면 연락 줘" 한 줄만 남기면 되고요.

만나는 날도 요일로 정해 두면 서로 덜 미안해요. 토요일 저녁은 같이 보내고 일요일은 각자 쓰기로 하면, 취준생은 토요일 저녁에 책 생각을 덜 하고 직장인은 일요일에 서운해할 일이 줄어요. 둘 다 일하느라 못 만나는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른데, 그쪽은 바빠서 못 만나는 직장인 커플 얘기가 더 맞아요.

내가 준비하는 쪽이라면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자꾸 작아지죠. 그 마음이 "나 같은 사람 만나서 미안해", "너는 더 좋은 사람 만나야 하는데" 같은 말로 나오기 쉬운데, 이 말은 듣는 사람에게 매번 아니라고 달래 주는 일을 시켜요. 미안하다는 말을 고맙다는 말로 바꾸기만 해도 상대가 덜 지쳐요.

돈으로 못 갚는 건 수고로 갚으면 돼요. 퇴근 시간에 맞춰 역까지 마중을 나가거나 집에서 한 끼 차려 주는 식으로요. 그리고 떨어진 날 연락을 끊고 숨는 것만은 피하세요. "오늘 떨어졌어. 오늘은 혼자 있고 싶고 내일 내가 전화할게" 한 줄이면 상대는 기다릴 수 있어요.

짐이 될까 봐 먼저 헤어지자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상대를 위한 결정 같지만 실은 상대한테 묻지도 않고 혼자 정한 거예요. 그 말을 꺼내기 전에 "내가 준비하는 동안 너는 뭐가 제일 힘들어?" 하고 먼저 물어보세요.

언제까지인지 몰라서 힘들 때

기다리는 사람이 제일 못 꺼내는 말이 "언제까지 할 거야"예요. 재촉처럼 들릴까 봐 삼키는데, 묻지 않으면 혼자 속으로 기한을 세게 되고 그 기한이 지나면 말없이 마음이 식어요. 합격을 재촉하는 것과 계획을 묻는 건 다른 얘기예요.

이렇게 꺼내 보세요. "빨리 붙으라는 얘기가 아니야. 나도 우리 계획을 세우고 싶어서 그래. 이번 시험까지 해 보고 그다음은 어떻게 할지 생각해 둔 게 있어?" 답이 "아직 모르겠어"여도 괜찮아요. 다만 몇 달 뒤에도 같은 답이고 이 얘기만 나오면 화를 낸다면, 힘든 이유가 취업 준비라는 상황 하나만은 아닐 수 있어요.

헤어질지 고민될 때는 하나만 가려 보세요. 지금 힘든 일이 합격하면 사라질 일인지, 합격해도 남을 일인지요. 돈과 시간이 모자란 건 앞쪽이에요. 짜증을 나한테만 풀고 고맙다는 말은 한 번도 없다면 뒤쪽일 가능성이 커요. 그런 태도는 붙고 나서도 잘 안 바뀌어요.

힘든 시기에 떠나면 나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버티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원망을 쌓으면서 옆에 있는 건 상대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에요. 얼마나 더 기다릴 수 있는지 내 안에서 먼저 정하고, 그걸 숨기지 말고 말해 주세요.

준비 기간은 언젠가 끝나요. 그때까지는 잘해 주려고 애쓰기보다 눈치 볼 일을 하나씩 없애는 편이 오래 버텨요.

자주 묻는 질문

기념일에 비싼 선물을 주면 부담스러워할까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될 수 있어요. 기념일에는 서로 쓸 금액을 미리 정하거나 선물 대신 밥 한 끼로 하자고 말해 두세요. 비싼 건 합격 축하 선물로 미뤄도 돼요.
친구들이나 부모님이 왜 취준생을 만나냐고 해요
일일이 해명하다 보면 내 불안만 커져요. "준비 중이고 나는 괜찮아" 정도로만 답하세요. 그리고 그 말을 애인에게 그대로 옮기지는 마세요. 들은 사람은 며칠씩 그 말을 곱씹어요.
애인이 합격했는데 오히려 사이가 어색해졌어요
준비 기간에 맞춰져 있던 생활이 한꺼번에 바뀌어서 그래요. 새 직장에 적응하는 몇 달은 연락도 만남도 다시 흔들려요. 예전에 정한 규칙은 내려놓고 새 일정에 맞춰 다시 정하세요.
둘 다 취준생이면 어떻게 하나요
한 명이 먼저 붙는 날이 제일 어려워요. 그날 축하와 속상함이 같이 올 수 있다는 걸 미리 얘기해 두세요. 붙은 사람은 자랑을 줄이고, 남은 사람은 며칠 서운해해도 된다고 정해 두면 덜 다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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